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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달 블랙박스 장착 최초의 급발진 주장 사고.. 페달 오인 사고였다.

권혁재 에디터

지난해 서울에서 발생한 급발진 주장 사고… 블랙박스 확인해 보니 페달 오인 사고
제조사에서 페달 오인 사고 방지하기 위한 대책 내세우고 있어

지난 1일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안겼던 시청역 역주행 교통사고.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던 9명의 직장인들이 예상치 못한 사고에 목숨을 잃어 많은 사람들에게 무기력감을 안겼던 사고다. 사고 차량 운전자인 68세 남성은 차량의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한 급발진 주장 교통사고. 이 사고로 피해자 9명이 목숨을 잃었다. / 뉴스1

최근 몇 년 사이에 급발진 사고를 주장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시청역 급발진 주장 사고 이후 열흘 동안 언론에 보도된 또 다른 급발진 주장 사고만 서울, 수원 부산 등지에서 무려 3건이 넘는다.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급발진 주장 교통사고는 117건으로 4년 사이에 2배로 급증했다.

많은 운전자가 급발진 사고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있다. 이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사고 이후에 운전자 과실이 아닌 자동차의 결함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페달 블랙박스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비추는 블랙박스로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았음에도 차가 멋대로 움직이는 것을 입증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급발진을 주장했던 교통사고의 페달 블랙박스 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돼서 화제다.

지난해 11월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급발진 주장 사고. 페달 블랙박스가 장착된 택시였다. / 용산소방서

지난해 11월 서울시 용산구에서 65세 택시 기사가 운전하던 아이오닉6 택시가 담벼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택시 기사는 20년 경력의 베테랑이었는데 사고 후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차가 멈추지 않았다며 급발진을 주장했다. 사고 차량에는 택시 기사가 급발진 사고에 대비해 장착한 페달 블랙박스가 있었다.

하지만 페달 블랙박스 분석 결과 반전이 드러났다. 급발진의 징후를 느꼈다는 곳에서부터 사고 장소까지 119m를 질주하는 동안 택시 기사는 단 한 번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았다. 대신 가속 페달을 긴박하게 계속 밟고 있었다. 명백한 페달 오인 사고였다. 최근 이 택시 기사는 유튜브 채널 ‘김한용의 모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브레이크를 못 밟더라?”라며 본인마저도 이 상황이 어이없다는 듯한 대답을 했다.

최근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이 사고 연구 결과를 UN유럽경제위원회에 발표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UN유럽경제위원회에 발표한 사고 개요도. 119m를 주행하는 동안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았다는 것을 페달 블랙박스 이미지를 첨부해 보여주고 있다. / UNECE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제조사들이 자체적으로 페달 오인 사고를 막기 위한 대책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보다 일찍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은 2012년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ACPE, Acceleration Control for Pedal Error)’를 상용화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일본 내수용 신차의 93% 이상에 해당 장치가 장착돼 있다. 주변에 사물이 있음에도 가속 페달을 세게 밟는다면 이를 오입력으로 판단하고 차량이 경고와 동시에 제동하는 장치다. 저속에서 장애물이 있음에도 가속 페달을 세게 밟는다면 역시 오입력으로 판단해 급가속을 제어한다. 이로 인해 페달 오인 사고로 인한 사고와 사상자 수는 10년 동안 50% 이상 감소했다. 지난달 28일 일본 국토교통성은 자동 변속기 차량에 한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의무 장착하기로 발표했다.

국내 제조사에서는 이와 같은 기능을 현대자동차가 처음으로 도입했다. 최근 부산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하고 사전 계약에 들어간 캐스퍼 일렉트릭에 들어가는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가 그것이다. 전방과 후방에 장애물이 있음에도 가속 페달을 급하게 작동하면 출력에 제한을 걸거나 긴급 제동을 하는 기능이다.

지난 4일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에서 발생한 70대 택시 기사의 급발진 주장 사고. 해당 기사는 마약 간이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고 건강 상태로 약을 많이 복용한다고 진술했다. / 뉴스1

최근 국토교통부가 자동차 제조사에 페달 블랙박스 설치를 권고하고 고령 운전자에 대한 조건부 면허 도입이 논의 되는 등 급발진 사고와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크다. 이에 대한 우려는 앞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같은 문제를 안고 있던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026년부터 신차 안전도 평가(Euro-NCAP)에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의도하지 않은 가속’에 대한 평가를 계획 중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역시 지난 1월 전국 대학과 연구소, 기업 및 이해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운전자 페달 오조작 방지 및 평가 기술 개발 기획’ 기술수요 조사를 실시했다. 페달 오조작 발생 시 음성이나 긴급 버튼으로 속도를 조절하고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과 연계해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차량 안전성 평가에도 페달 오조작 예방 장치에 대한 평가 항목을 포함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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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 에디터
mobomtaxi@carandm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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